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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드웨어는 선전이 한참 앞서 있다
- URL: https://cadenceletters.com/shenzhen-is-ahead-in-hardware/
- Published: 2026-10-26T05:04:02.000Z
- Updated: 2026-10-26T05:04:02.000Z
- Description: 399달러짜리 오우라링 정도의 반지가 선전에서는 공장 단가 30~40달러, 내 사양으로 바꿔도 한두 달이면 나온다. 일주일 반 동안 선전에 있으면서 하드웨어는 이 도시가 한참 앞서 있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 Author: Ryan Sungho Kim
- Tags: ko, hardware-robotics, ai-frontier, #pair-2026-10-26-shenzhen

선전 밤거리에서는 로봇 개를 산책시키는 사람이 지나가고, 낮에는 인도에서 청소 로봇이 사람들 사이를 혼자 돌아다닌다. 이 도시에 일주일 반쯤 있으면서 계속 든 생각은, 하드웨어에서는 선전이 정말 한참 앞서 있다는 거였다. 몇몇 회사가 잘해서라기보다, 무언가를 만드는 일 자체가 여기서는 너무 쉬워 보였다. 설계하는 사람, 공장, 부품, 가격까지 이미 다 깔려 있고, 원하는 게 분명한 사람만 오면 된다.

![로봇 개를 산책시키는 선전의 밤거리](https://storage.ghost.io/c/0a/8d/0a8ddd4b-2e51-4c8a-b17f-2cb55a847fd7/content/images/2026/10/dog-2.jpg)

선전 밤거리에서 산책 중인 로봇 개

앞서 있다는 게 제일 실감 난 곳은 화웨이 매장이었다. 애플은 9월에 첫 폴더블 폰인 아이폰 듀오를 1,999달러에 발표했고, 10월 23일에야 매장에 깔았다. 그런데 선전의 화웨이 매장에는 그렇게 책처럼 펼치는 폰이 이미 진열돼 있었고, 바로 옆에는 화면을 3단으로 접는 폰까지 있었다. 화웨이가 3단 폴더블을 처음 내놓은 게 2024년 9월이다. 반으로 접히는 커다란 태블릿도 사람들이 그냥 만져 보고 있었다.

![화웨이 매장 테이블에 놓인 폴더블 폰들](https://storage.ghost.io/c/0a/8d/0a8ddd4b-2e51-4c8a-b17f-2cb55a847fd7/content/images/2026/10/trifold-2.jpg)

선전 화웨이 매장의 폴더블 폰들

매장 한쪽에는 차도 서 있었다. 화웨이가 공장을 직접 돌리는 건 아니고, 자동차 회사들과 같이 만들어서 화웨이 매장에서 파는 차다. 설계와 소프트웨어, 판매까지 화웨이가 깊게 들어가 있다. 폰, 태블릿, 노트북, 차까지 전자제품이라면 거의 다 만드는 셈이다. 그리고 2019년 미국 제재로 구글의 안드로이드 지원이 끊기자, 그해 8월 자체 운영체제인 하모니OS(HarmonyOS)를 내놨다. 지금은 안드로이드 앱을 아예 돌리지 않는 독자 버전까지 나왔고, 폰과 시계, 차가 같은 운영체제 위에서 돈다. 어떻게 보면 제재가 오히려 화웨이를 하드웨어부터 운영체제까지 다 갖춘 회사로 만든 것 같다.

![화웨이 매장에 전시된 보라색 Luxeed RX](https://storage.ghost.io/c/0a/8d/0a8ddd4b-2e51-4c8a-b17f-2cb55a847fd7/content/images/2026/10/car-2.jpg)

화웨이 매장에 전시된 Luxeed(智界) RX

제일 먼저 와닿은 건 가격이었다. 지인과 함께 스마트링 업체에 갔는데, 오우라링 같은 스마트링은 이미 너무 많았다. 스마트밴드는 만드는 공장이 워낙 많아서 가격이 다 형성돼 있고, 싼 건 10달러도 안 된다. 오우라링 정도의 반지는 공장 단가로 30\~40달러, 여기에 녹음기까지 넣으면 80\~90달러, 우리 돈으로 10만 원 정도다.

![스마트링 업체 책상 위의 반지 두 개](https://storage.ghost.io/c/0a/8d/0a8ddd4b-2e51-4c8a-b17f-2cb55a847fd7/content/images/2026/10/rings-2.jpg)

선전 스마트링 업체에서 본 반지들

오우라링 최신 모델은 미국에서 399달러부터 시작하고, 매달 5.99달러 구독료를 따로 받는다. 물론 센서 정확도나 소재, 알고리즘까지 같다고 할 수는 없다. 그래도 반지라는 하드웨어 자체는 선전에서 이미 가격표가 붙어 있는 물건이다. 가격이 형성돼 있다는 건 그만큼 많은 공장이 이미 수없이 만들어 봤다는 뜻이기도 하다. 결국 미국 소비자가 오우라에 내는 돈의 상당 부분은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브랜드 값인 것 같다.

더 인상적이었던 건, 그 OEM 업체가 이미 차세대 모델까지 개발해 놓고 있었다는 거다. 반지 위에서 스크롤을 할 수 있는 센서가 들어가고, 마이크가 있고, 방수도 된다. 이걸 다 만들어 놓은 데다 SDK까지 만들어서 같이 준다. 브랜드 회사는 그 SDK 위에 자기 앱과 서비스만 올리면 된다. 새 기능은 브랜드에서 먼저 나오는 줄 알았는데, 여기서는 공장이 먼저 만들어 놓고 가져갈 회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더 놀란 건 속도였다. 하드웨어를 설계할 수 있는 사람도, 생산할 수 있는 공장도 너무 많아서, 주문을 넣으면 한 달에서 두 달 사이에 내 요구대로 바꾼 제품이 나온다고 했다. 하드웨어는 오래 걸리고 돈이 많이 드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여기서는 그 상식이 잘 안 맞는다. 내가 구체적으로 원하는 게 있고, 그게 이미 있는 폼팩터와 연결되기만 하면 생산까지는 엄청 쉽게 간다. 어떻게 보면 '이걸 만들 수 있느냐'는 질문은 선전이 거의 풀어 놓은 셈이다. 남는 건 뭘 만들지 정확히 아는 것, 그리고 그걸 어디에 팔지다.

돈이 도는 방식도 달랐다. 미국의 에잇슬립(Eight Sleep)과 굉장히 비슷한 걸 만드는 Moera라는 회사를 만났다. 매트리스 위에 까는 토퍼에 물을 돌려서 침대를 식히거나 데우는 제품이다. 이 팀은 한 로봇 회사 안에 들어가 있었다. 팀은 설계를 하고 제품을 만들고, 대량 생산은 그 회사의 생산 라인에서 해서 판다. 지분은 창업자와 로봇 회사가 나눠 갖는다.

실리콘밸리였다면 창업 초기부터 공장과 지분을 나눠 갖는 건 낯선 구조로 보였을 거다. 그런데 생산이 무거운 제품은 결국 공장을 잡는 게 제일 어렵다. 여기서는 공장이 돈 대신 생산 라인을 들고 투자하는 셈이고, 하드웨어에서는 그게 돈보다 더 귀할 수 있다. 지분을 나눠 주더라도 생산 능력을 확보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만든 제품이 미국에서 누구와 싸우는지 보면 더 흥미롭다. 에잇슬립 Pod는 Pod 5 기준 2,800달러부터이고, 첫해에는 연 199\~399달러짜리 구독이 필수다. Moera는 구독료가 없다는 걸 앞세운다. 올해 IFA에서 처음 공개했고, 지금 미국에서 30달러 예약금을 받고 있다. 선전에서 싸고 빠르게 만들 수 있으니, 미국 회사들이 구독으로 버는 부분을 가격으로 파고드는 것 같다.

깊이도 있었다. 브레인코(BrainCo)는 2015년부터 BCI, 그러니까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를 개발해 온 회사다. 처음에는 의수나 의족을 만들어 장애인들에게 파는 것부터 시작했는데, 지금은 머리에 아무것도 심지 않고 바깥에서 뇌 신호를 읽어서 드론이나 로봇을 움직이는 시스템까지 만들었다. 연구용 데모에서는 머리에 센서를 쓴 사람이 화면에서 9Hz로 깜빡이는 표시를 쳐다보면, 그 신호를 읽은 휴머노이드가 오른손을 들어 인사를 한다. 올해 7월에 공개한 시연 영상에서는 뇌 신호로 로봇과 드론을 움직이는 걸 하나의 연구 플랫폼으로 묶어서, BCI를 몰라도 10분이면 쓸 수 있다고 소개한다. 이것도 정말 인상적이었다. 이제 뇌와 하드웨어 사이의 인터페이스로 가는구나 싶었다.

대표 상품 중 하나가 로봇 손이다. 아무리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잘 고장 나지 않고, 센서가 아주 많이 들어가 있다. 관절도 엄청 세밀하게 설계해서 웬만한 사람 손과 비슷하게 움직인다. 회사 자료를 보면 최신 모델은 관절 자유도가 21개이고, 손바닥 전체로 촉감을 느낀다.

![BrainCo 의수를 낀 두 사람](https://storage.ghost.io/c/0a/8d/0a8ddd4b-2e51-4c8a-b17f-2cb55a847fd7/content/images/2026/10/hand-2.jpg)

BrainCo의 의수

쇼룸에는 같은 기술로 만든 생활 기기도 많았다. 아이들의 자폐나 집중력 훈련을 돕는다는 헤드밴드, 잠의 질을 재고 개선해 준다는 수면 기기 같은 것들이다. 효과는 회사 설명이라 더 따져 볼 부분이 남아 있지만, 뇌 신호를 읽는 기술을 벌써 이렇게 여러 제품으로 나눠서 팔고 있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BrainCo의 수면 기기 Easleep과 수면 분석 화면](https://storage.ghost.io/c/0a/8d/0a8ddd4b-2e51-4c8a-b17f-2cb55a847fd7/content/images/2026/10/sleep-2.jpg)

BrainCo 쇼룸의 수면 기기 Easleep

의수를 만들면서 쌓은 기술이 10년에 걸쳐 로봇 손으로 이어진 거다. 로봇이 사람 일을 하려면 결국 손이 필요한데, 그 손을 이미 만들고 있는 회사들이 여기 있다. 공장 쪽 숫자도 비슷한 얘기를 한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 새로 설치된 산업용 로봇의 59%, 35만 4천 대가 중국에 들어갔다.

원래 선전에 간 이유도 결국 로봇으로 이어졌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난 Winnie Qiu가, 선전에 오면 눈 관련 연구자를 소개해 주겠다고 해서 간 거였다. Winnie는 AI 신약 개발에 쓸 데이터를 연결하는 데이터 레이어 회사, Avinasi Labs의 창업자다. 막상 만나 보니 그 교수는 눈 자체를 연구하는 사람이 아니라 로봇으로 눈을 수술하는 사람이었다. 눈은 수술 중에도 계속 움직이고 의사의 손도 계속 움직이니, 눈 안의 실핏줄에 약을 넣는 일은 사람 손보다 로봇 손이 더 정확하다는 거다. 눈 이야기를 들으러 갔다가 로봇 이야기를 듣고 왔다. 선전에서는 의료 문제도 하드웨어로 푸는 게 자연스러워 보였다.

선전을 떠나는 날, 공항 면세점에도 온갖 하드웨어가 깔려 있었다. 스마트링만 해도 브랜드별로 매대가 따로 있었다. 수면 무호흡 위험까지 잡아낸다고 광고하는 MATEYOU 반지가 약 105달러, 혈관 건강을 내세운 RingConn Gen 3가 약 389\~419달러였다. 그 옆에는 카메라와 이어폰, AI 비서를 안경 하나에 넣었다는 Rokid 안경이 약 494달러, '장사를 도와주는 번역기'라고 써 붙인 아이플라이텍(iFLYTEK)의 화면 두 개짜리 번역기가 약 973달러였다. 화면과 무선 마이크 두 개가 달린 노래방 스피커도 약 404달러에 팔고 있었다. 스마트링 하나만 봐도 공장 단가부터 매장 가격표까지 이 도시 안에서 다 본 셈이다.

![선전 공항 면세점의 MATEYOU 스마트링 매대](https://storage.ghost.io/c/0a/8d/0a8ddd4b-2e51-4c8a-b17f-2cb55a847fd7/content/images/2026/10/dutyfree-2.jpg)

선전 공항 면세점의 스마트링 매대

있는 동안 계속 든 고민은, 이 생태계를 이용해서 어떻게 미국으로 들어갈 수 있을까였다. Moera는 이미 그 길로 가고 있다. 선전의 생산 라인에서 만들고 미국에서 판다. 만드는 사람도, 공장도, 가격도 이미 여기 다 있다. 그렇다면 하드웨어에서 이기는 쪽은 결국 뭘 원하는지 분명히 알고, 그걸 미국 같은 시장에 팔 수 있는 쪽일 것 같다. 아직 답은 없다. 그래도 이 질문은 한동안 계속 붙잡고 있을 것 같다.

## 참고

- [Oura 멤버십 가격 (Oura 고객센터)](https://support.ouraring.com/hc/en-us/articles/4409086524819-Oura-Membership?ref=cadenceletters.com) · [Oura Ring 5 가격 정리 (Lifestack, 2026)](https://lifestack.ai/blog/oura-ring-pricing?ref=cadenceletters.com)
- [Eight Sleep 멤버십 안내 (Autopilot 필수)](https://www.eightsleep.com/blog/understanding-the-eight-sleep-membership/?ref=cadenceletters.com) · [Pod 5 가격 (리뷰, 2026년 7월)](https://healnourishgrow.com/eight-sleep-review/?ref=cadenceletters.com)
- [Reuters: Apple's foldable iPhone hits stores (iPhone Duo, 2026-10-23)](https://www.reuters.com/business/retail-consumer/apple-bets-iphone-duo-can-remake-foldable-market-sales-begin-2026-10-22/?ref=cadenceletters.com) · [CNET: Huawei Mate XT, 첫 3단 폴더블 (2024-09-10)](https://www.cnet.com/tech/mobile/huawei-mate-xt-ultimate-design-is-the-worlds-first-triple-foldable-phone-priced-at-2800/?ref=cadenceletters.com)
- [Harmony Intelligent Mobility Alliance (Wikipedia): 화웨이는 차를 직접 생산하지 않고 설계·소프트웨어·판매를 맡는다](https://en.wikipedia.org/wiki/Harmony%5FIntelligent%5FMobility%5FAlliance?ref=cadenceletters.com) · [Reuters: Huawei's Harmony aims to end China's reliance on Windows, Android (2024-06-27)](https://www.reuters.com/technology/huaweis-harmony-aims-end-chinas-reliance-windows-android-2024-06-27/?ref=cadenceletters.com)
- [Moera](https://moerasleep.com/?ref=cadenceletters.com)
- 선전 공항 면세점 가격은 매장 가격표(위안)를 1달러 = 6.68위안(2026년 10월)으로 환산
- [BrainCo 제품 소개](https://www.brainco.tech/?ref=cadenceletters.com) · [BrainCo 시연 영상: Brain-Controlled Robot AI Platform (YouTube, 2026-07-16)](https://www.youtube.com/watch?v=sAp1A7iFDCo&ref=cadenceletters.com) · [Starkids 자폐 아동 훈련 시스템 (BrainCo)](https://www.brainco.cn/health/starkids?ref=cadenceletters.com)
- [IFR World Robotics 2026: Five Million Robots now Operate in Factories Globally](https://ifr.org/ifr-press-releases/news/five-million-robots-now-operate-in-factories-globally?ref=cadenceletters.com)
- [Avinasi Labs](https://avinasi.ai/?ref=cadenceletters.com)
- [로봇을 이용한 망막 정맥 주사, 첫 인체 시술 (Ann Biomed Eng, 2018)](https://pubmed.ncbi.nlm.nih.gov/29797141/?ref=cadenceletter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