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거품, 결국 누가 갚나
요약 · Summary
데이터센터를 짓는 회사들은 위험이 커 보이는데, 삼성·SK·엔비디아는 돈을 엄청나게 벌고 있다. 결국 AI 회사들이 돈을 벌어서 이 사슬에 갚아야 하는 구조다.

요즘 오라클도 그렇고 CoreWeave도 그렇고, 데이터센터를 짓는 회사들은 위험이 너무 커 보인다. CoreWeave는 10월에만 주가가 38% 빠졌고, 채권 금리는 15%를 넘었다. 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엔비디아는 돈을 엄청나게 벌고 있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 영업이익 107조 원(잠정)을 냈다.
나는 이게 결국 수요와 공급의 문제라고 본다. 칩과 메모리가 모자라니 값이 오르고, 그 수요를 가장 먼저 돈으로 바꾼 건 반도체 회사들이다. 중간에 있는 클라우드 회사들은 그 비싼 칩을 사서 몇 년짜리 계약으로 빌려준다. AI 속도에 맞추느라 어떻게 보면 가장 손해를 보고 있는 쪽이다.
그렇다면 이 돈은 결국 누가 갚아야 할까. 따라 올라가 보면 AI 회사들이다. Anthropic을 예로 들면, FT 보도로는 구글 TPU를 사기 위해 600억 달러를 조달하는 중이고, 그중 후순위채 180억 달러의 절반을 블랙스톤이 10% 넘는 금리로 사는 협상을 하고 있다고 한다. 비슷한 신용도라면 보통 7% 정도라니 꽤 비싸게 빌리는 셈이다. WSJ가 본 상장 서류에는 앞으로 7~10년 동안 취소할 수 없는 컴퓨트 계약이 4,500억 달러 정도 있다고 나온다. 3분기 매출이 168억 달러였으니, 결국 AI 회사들이 돈을 벌어서 이들에게 가져다줘야 하는 구조다.
그 돈은 Claude 같은 AI를 쓰는 기업들에게서 나와야 한다. 시타델의 켄 그리핀도 같은 얘기를 했다. 모든 기업이 Anthropic과 OpenAI의 청구서를 보면서, 이걸로 생산성을 얼마나 올릴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요 자체는 진짜라고 생각한다. 아마존의 앤디 재시에 따르면 올해 물량은 다 팔렸고, 2027년도 거의 다, 2028년도 상당 부분 팔렸다. 다만 재시도 AI가 기업 업무 한가운데까지 들어가려면 추론 비용이 지금보다 10배는 싸져야 하고, 그러려면 5~7년은 걸린다고 본다. 빚은 지금 10% 넘는 이자로 지고 있는데, 갚을 돈은 5~7년에 걸쳐 들어오는 것이다. 사업이 나쁘다기보다는 단기 현금흐름이 문제인 것 같다.
그래서 한 가지 상상을 해봤다. 결국 반도체 회사들이 네오클라우드를 계속 받쳐줄 수밖에 없지 않을까. 이 회사들이 무너지면 GPU가 중고 매물로 쏟아질 것이고, 그러면 반도체 회사들의 마진도 함께 나빠진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GPU 대출을 해주는 금융사들에 최대 1,250억 달러의 '잔존가치 보증'을 약속했다. GPU 중고값이 떨어지면 엔비디아가 메워준다는 뜻이다. 이미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옛날 크립토 채굴이 많이 생각난다. 2017년에 코인값이 오르자 채굴장들은 GPU를 엄청나게 사들였다. 그때 GPU 채굴은 주로 이더리움이었다. 그러다 2018년에 코인값이 꺾이자 채굴장들이 GPU를 내다 팔기 시작했고, 엔비디아는 그해 11월 팔리지 않은 칩이 쌓였다며 전망을 낮췄다. 주가는 하루에 17% 빠졌다. 지금 가장 흔들리는 CoreWeave도 2017년 이더리움 채굴로 시작한 회사라는 점이 흥미롭다.
채굴장의 수익이 코인값에 달려 있었던 것처럼, AI 클라우드의 수익은 토큰 가격에 달려 있는 것 같다. 추론 비용은 계속 내려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쓰는 양이 더 빨리 늘고 있다. Anthropic의 3분기 매출도 전 분기보다 40% 넘게 늘었다. 그런데 토큰값이 쓰는 양보다 빨리 떨어지기 시작하면, 그때가 2018년과 비슷한 순간이 될 수도 있다.
정말로 네오클라우드와 빅테크, AI 흐름 전체가 무너진다면 미국에 아주 나쁜 신호이기 때문에, 미국 정부가 어떻게든 도울 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지금 같은 금리에서 어떻게 돈을 더 찍어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10년 국채 금리가 5% 안팎이고, CoreWeave 채권 금리는 15%를 넘는다. 돈을 찍으면 물가는 당연히 오를 것이고, 또 한 번 자산 버블이 생길 수 있다. 미국은 문을 더 걸어 잠글 것이다. 쇼크가 와서 그것 말고는 답이 없을 때나 그렇게 하겠지만, 그 시나리오도 머릿속에 두고 있다.
당분간 지켜볼 것은 SK하이닉스(10/28)와 삼성전자(10/29)의 3분기 실적, 아마존 실적(한국 시간 10/30)에서 수주잔고가 얼마나 나오는지, 다음 주 연준 금리 결정, 그리고 이르면 11월로 알려진 Anthropic 상장이다.
투자 권유나 가격 전망은 아니다. 숫자는 아래 출처에서 확인했고, 해석은 내 생각이다.
출처
- 연합뉴스: "앤트로픽, 후순위채 12조원 발행에 10% 넘는 수익률 제시" (FT 보도) (2026-10-19)
- AA: Anthropic could spend $750B on computing power (WSJ 보도, 상장 서류) (2026-10-20)
- Quartz: Anthropic told investors Q3 revenue reached $16.8 billion (Bloomberg 보도) (2026-10-14)
- 연합뉴스: 시타델 CEO "거의 확실히 AI 거품 한가운데 서있다" (2026-10-21)
- a16z: Amazon CEO Andy Jassy on the Infrastructure the AI Era Needs (2026-10-23)
- CNBC: Nvidia's role as AI financier faces first big test as neoclouds take market hit (2026-10-24)
- Reuters: AI credit worries send default insurance to record high (2026-10-15, 오라클 CDS 사상 최고)
- CNBC: CoreWeave credit default swaps hit distress levels (2026-10-15)
- 주가: Yahoo Finance CoreWeave (9/30 종가 87.12달러 → 10/23 종가 54.24달러)
- YTN: 삼성전자 3분기 잠정 영업이익 107조 원 (2026-10-08)
- Reuters: 'Crypto hangover' hammers Nvidia's outlook, shares drop 17 percent (2018-11-15)
- CNBC: CoreWeave's 7-year journey to IPO wound through crypto before AI (2025-03-30)
- 미국 연준 H.15: 10년 국채 금리 (10/16~10/22: 4.96~5.15%)
- 연합뉴스: SK하이닉스 28일·삼성전자 29일 3분기 확정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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